진흙 속으로 여름 속으로 바다는 축제 중!



[kbn연합방송=김진영 기자]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을 대표하는 여름 휴양지다. 해마다 이맘때면 이곳은 세계적인 축제의 장으로 변한다. '보령머드축제'가 열리는 까닭이다. 완만한 수심, 잔잔한 파도, 광활한 바다를 배경으로 축제와 해양레저를 즐길 수 있는 대천해수욕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격년제로 선정하는 '한국관광 100선'에 다섯 차례 이름을 올렸다. 도시의 열기로부터 도망쳐 더위를 식혀줄 대천해수욕장을 찾았다.

                               대천 바다 위를 오가는 해상 레일바이크인 '스카이바이크'. 만조 때는 레일 아래로 바닷물이 찰랑거린다. 


동양 유일의 패각분 모래 해변

대천해수욕장 해변으로 들어서면 동양 유일의 패각분 '모래 카펫'이 마중 나온다. 패각분은 조개껍데기가 오랜 세월 부서져 형성된 고운 모래. 부드럽고 폭신한 이 모래 해변을 맨발로 걷는 게 대천해수욕장 여행의 시작이다. 백사장은 길이 3.5㎞, 폭 100m로 서해안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완만한 수심을 따라 누구나 자유롭게 파라솔과 그늘막을 치고 바다를 즐길 수 있다.

대천해수욕장은 1930년대부터 외국인 선교사를 위한 휴양단지로 시작해 야영장,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사계절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젊은 시절 추억 하나쯤 있는 장소로, 가족 휴양지로 사랑받아 왔던 곳이다. 특히 7월 말, 8월 초 바캉스철에 맞춰 열리는 보령머드축제 기간에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들면서 해변은 해외 유명 휴양지 못지않은 활기로 가득 찬다.

      대천해수욕장의 이색 체험 거리인 '대천 짚트랙'. 사진 짚트랙코리아


보령머드축제 속으로

대천해수욕장은 크게 '노을광장', '머드광장', '분수광장'으로 나뉜다. 광장 사이엔 '만남의 광장'과 '갈매기광장'이 자리한다. 여름 휴가철 가장 뜨거운 곳은 보령머드축제의 메인 무대인 머드광장이다.

올해로 29회째를 맞은 보령머드축제(7월 24일~8월9일)는 인도 홀리축제, 스페인 토마토축제, 태국 송크란 물축제 등과 함께 세계 15대 축제로 꼽힌다. 1998년 여름, 보령 머드를 담은 PVC통 몇 개를 놓고 머드를 발라보는 소박한 체험에서 출발한 축제는 7회째 때부터 외국인들이 찾기 시작해 2025년에는 내외국인 169만 명이 참여하는 축제로 성장했다. 

축제 기간 머드광장에는 특설무대와 마켓, 포토존 등이 들어서고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만남의 광장에서는 머드 버스킹이 열리고, 노을광장과 머드광장을 잇는 상업지구 1.2㎞의 도로는 차 없는 거리로 변한다. 낮에는 관광객을 태운 '머드트레인'이 오가고 주말 밤이면 '머드나잇퍼레이드'가 해변의 밤을 달군다. 

축제 기간은 1년 중 대천해수욕장이 가장 뜨거운 계절이다. 하지만 축제가 끝난 뒤에도 즐길거리는 남는다. 해수욕장 개장 기간 노을광장 인근 솔숲에서는 캠핑을 즐길 수 있고 분수광장 바닥분수에서 아이들은 물놀이를 즐긴다. '흠뻑쇼'나 '워터밤' 부럽지 않다. 밤이면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진 음악분수가 한여름 밤을 시원하게 적신다. 해변을 따라 늘어선 야외 조각 작품은 산책길의 포토존이다.

짚트랙·스카이바이크 해양레저 천국

대천해수욕장을 제대로 즐기려면 분수광장을 지나 북쪽으로 향해보자. '대천 짚트랙'과 '스카이바이크'가 기다린다.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짚트랙은 대천 바다를 가장 짜릿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52m 높이에서 바다 위로 시원하게 활강하는 순간, 발아래 펼쳐진 푸른 바다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보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해진다. 

수면에서 8~15m 높이에 설치된 레일을 따라 천천히 달리는 해양 레일바이크 스카이바이크는 속도보다 풍경을 즐기는 사람에게 어울린다. 약 40분 동안 바다를 곁에 두고 천천히 달린다. 간조 때보다는 바닷물이 차오른 만조 때, 땡볕 내리쬐는 한낮보단 아침이나 해가 조금 기운 오후에 타는 것이 좋다. 바닷바람이 간간이 불어오지만 그늘이 거의 없으니 양산이나 모자는 필수다. 

짚트랙을 타지 않아도 꼭 들러볼 곳이 있다. 꼭대기 20층에 자리한 전망대 카페다. 사방으로 난 좌석 중 남쪽 창가에 앉으면 대천해수욕장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3.5㎞의 넓은 백사장을 품은 서해안의 대표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고운 패각분으로 이뤄진 백사장을 맨발로 걷는 것부터가 대천해수욕장 여행의 시작이다. 


북쪽으로 대천항, 원산도까지

짚트랙과 스카이바이크를 지나 북쪽으로 가면 수산시장과 연안여객선터미널이 있는 '대천항'에 닿는다. 수많은 배가 정박한 풍경이 서해안 최대 규모 항구임을 알려준다. 상설시장으로 운영되는 대천항 수산시장에서 보령 어민들이 매일 잡아올린 꽃게, 오징어, 우럭, 도미, 대하 등 신선한 수산물과 건어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1층에서 수산물을 사서 2층 '초장집'으로 가져가면 상차림비만 내고 바로 맛볼 수 있다.

여객선터미널에선 원산도, 삽시도, 효자도로 향하는 배가 출발한다. 배로 약 40분 거리의 원산도는 안면도에 이어 충남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해저터널이 개통돼 자동차로도 섬을 둘러볼 수 있다. 

'고란도'라고도 불렸던 원산도의 남쪽 해안에는 오봉산해수욕장, 원산도해수욕장, 저두해수욕장이 차례로 숨어 있다. 그중 원산도해수욕장은 완만한 해변과 고운 모래, 깨끗한 수질 덕분에 조용히 쉬어가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바다를 실컷 즐겼다면 대천해수욕장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죽도 상화원을 권한다. 대천해수욕장과 용두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죽도는 대나무가 많아서 '대섬'이라고도 불렸다. 차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 상화원은 섬 전체를 하나의 정원으로 꾸민 공간이다. 죽도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려냈다. 매주 금~일요일과 법정 공휴일에 한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유료 개방한다. 입장료는 7000원.

섬 전체를 잇는 2㎞의 회랑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자. 걷다 보면 바다의 시간이 조각한 기암괴석과 마주하고 울창한 해송숲이 내뿜는 피톤치드가 마음을 씻어내린다. 섬 중심에 있는 한옥마을 전망대에 올라 '바다 멍'을 즐겨도 좋다.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마음을 '리셋'하는 시간은 더 없이 소중하다. 한 해의 반을 달려온 시간들을 격려하고 다시 출발점에 서는 용기를 응원하기에 서해만큼 너그러운 곳이 없다.

가까이 있는 '2025~2026 한국관광 100선'
안면도 꽃지해변

대천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30여 분 거리, 충남 태안군 안면읍 광지길에 자리한 '꽃지해변'은 7회 연속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안면도에서 가장 큰 해수욕장이기도 한 꽃지해변은 5㎞에 이르는 백사장과 할배(할아비)바위, 할매(할미)바위 두 개의 바위와 어우러진 낙조로 유명하다. '꽃지'는 예부터 백사장을 따라 해당화가 지천으로 피어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두 바위를 물들이는 낙조는 2009년에 대한민국의 명승 제69호로도 지정됐다. 썰물 때면 할배바위, 할매바위가 마치 한 몸인 듯 모래톱으로 연결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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