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나가라" "동네축구 전락" 축구팬들 분노 폭발 축협 무승부 알리는 인스타 게시물에 7천개 비난성 댓글 달려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난 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kbn연합방송=배용완 기자] "이 정도로 욕먹었으면 창피해서라도 내려오겠다 부끄럽지도 않나"

논란 속에 출범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5일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과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실상 약체로 평가받는 팔레스타인과도 졸전을 펼치면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홍명보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누리꾼들과 축구 팬들의 분노의 목소리도 극에 달했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복귀전이었던 이날 경기는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날 경기에는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해외파 선수들까지 대거 투입됐지만 경기 결과는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 이후 약 10년 만에 대표팀을 지휘한 홍명보 감독은 복귀전에서 승리를 놓쳤다.

심지어 이날 상대였던 팔레스타인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96위로, 한국(23위)보다 73계단 낮다. B조 6개국 중에서도 두 번째로 FIFA 랭킹이 낮은 팀이다. 무승부라는 이날의 경기 기록이 졸전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축구협회를 강하게 비판하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사실을 알리는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게시물 2건에는 현재까지 7000개에 가까운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손흥민·이강인·황희찬·김민재 다 데리고 비기는 것도 아무나 못 하는 일인데 대단하다" "어제 축구 안 본 눈 삽니다" "똥차 가고 쓰레기차 도착" "한국 축구 사망" "선수들은 월클(월드클래스)인데 감독은 우물안 개구리라 결국 동네축구로 전락했다" 등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정장 입고 수십 억 받는 거면 나도 감독할 듯" "이게 축구야? 이게 감독이야?" "기승전 나는 못 그만둔다" "홍명보·정몽규 손잡고 당장 나가라" 등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또한 이날 대표팀 응원단 붉은악마는 실제 경기장에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한국 축구의 암흑 시대" "피노키홍" "선수는 1류, 회장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 팀 국가 연주 후엔 북소리에 맞춰 "정몽규 나가"라는 구호를 외쳤고, 경기 전 양 팀 선수와 감독 소개 때는 홍명보 감독 소개가 전광판에 등장하자 그를 향한 야유가 일제히 쏟아지기도 했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탈락 이후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을 경질했고, 5개월 간 새 감독을 물색하다가 지난 7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홍명보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5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대한민국 손흥민을 비롯한 선수들이 관중들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이 공석이 됐을 때부터 이름이 언급되긴 했으나 줄곧 "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에 그의 깜짝 임용은 화제가 됐다.

그러나 선임 이후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 자격으로 사령탑 선임 과정에 참여한 박주호가 "국내 감독을 무조건 지지하는 위원이 많았다. 외국인 감독을 제안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고 협회의 결정 과정을 문제 삼으며 여론이 악화됐다.

이후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이천수 등 홍명보 감독과 선수 생활을 함께 한 2002 월드컵 스타들도 공개 비판에 나섰다.

한편 10년 만의 국가대표 사령탑 복귀전에서 예상 밖의 졸전을 보여준 홍명보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해 죄송하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다"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관중석에서 나온 야유에 대해선 "그런 장면들이 쉽지는 않았다"며 "팬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제가 앞으로 견뎌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첫 승에 실패하며 출발부터 삐걱거린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오만으로 원정을 떠나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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